오전에 제주 국제 마라톤 10km를 신나게 달리고도 체력과 시간이 남은 우리는 약속된 시간보다 훨씬 일찍 마장에 도착했다.

우주와 세미에 이어 힐러리까지 3마리를 풀밭에서 끌고 와야 하는 미션에 우리 둘 다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2마리, 1마리 이렇게 데리고 오기로 했다.

나중에 사부님께 여쭤보니 말 개개의 성격을 파악한 후, 제일 앞장서는 말과 순한 말 두 마리를 한꺼번에 묶고, 나머지 한 마리 이렇게 데리고 와도 된다고 한다. 말의 특성인 군중/집단 심리를 이용한 이동법이라고 할까나?
연습장에 도착해서는 끈을 완전히 풀어주어, 자유를 주면서 마장의 제초작업도 은근 슬쩍 유도하면서 쉴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자기들끼리 목인사도 하고, 진드기도 제거해주고, 누워서 등도 긁고,,,

들판에서 자유롭게 사는 말들이라 그런지 진드기가 엄청나게 붙어있으니 빗질을 해주면서 케어를 해주는 시간도 가져본다.
우주, 힐러리는 그나마 양호한데,,,, 세미는 진짜 어후~ 진드기 공장 차렸더라 ㅠㅠ
장갑을 끼고, 진드기를 떼어낼려고 툭 잡아당기면 털만 후루룩 빠지는 경우가 너무 많아 창고를 뒤져보니 플라이어가 있어 그걸로 잡아 떼니 아주 수월하고 좋다. 벌레를 싫어하는 나지만, 왼손으로 털을 역방향으로 쓰다듬으면서 오돌토돌한 진드기가 발견되면 오른손으로 플라이어를 갖다 대서 '툭'하고 잡아당긴 후 눌러서 '톡'하고 터트리는 쾌감이 있네 ^^
정훈 씨도 오고 나서 슬슬 장안을 하고 연습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힐러리의 히스테리가 진짜 장난아니더라. 아까까지 놀 때는 이러지 않았잖아? 왜 그러지?
(나중에 사부님 왈, 발정 나기도 했고, 조마삭으로 미리 땀을 좀 빼서 기분을 풀리게 해줘야 한다고 한다. )
정훈 씨는 허벅지 차이고, 짝꿍은 넘어지면서 끌려가고,,, 연습장 탈출!
기싸움에서 지면 안된다며 밖에라도 묶어놓고 어떻게 해서든 장안을 하려는 찰나에 사부님이 도착했다.

진짜 신기한 게 사부님 등장으로 애들의 눈빛, 태도가 바짝 긴장한 게 느껴지더라.
다행히 사부님이 장안 하고, 들판을 돌아다니시면서 땀을 좀 빼주고 나서야 진정된 힐러리가 합류했다.
오늘의 연습은 3명이서 같은 속도로 간격을 유지하면서 경속보 하기.
확실히 혼자서 연습하는 것보다 군중심리 때문인지 앞말을 따라가며 연습하면 훨씬 편하긴 하네.
포인트는 같은 속도로 경속보를 하면서 똑같이 안정적인 기승자세를 유지하면서 몸에 익히기인데, 여전히 울퉁불퉁 쉽지 않다.
안장에서 엉덩이가 튕겨 올라갈 때의 박자, 높낮이의 일정감이 틀어지니 몸의 균형이 어긋나고, 등좌에 고정된 발이 깊숙이 들어가거나 빠지게 되면서 신경이 분산된다. 또한 고삐의 텐션 마찬가지다.
갈길이 멀지만, 간간히 딱 맞는 리듬을 찾을 때 '오호' 하면서 은근히 재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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