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 씨가 올린 인스타 릴스가 대박이 터져, 사부님에게 제주도 힐링 외승의 문의가 폭발 중이라고 한다.
300개가 넘는 DM을 다 읽어보지도 못하고, 읽더라도 모두를 받을 수도 없는 상황,
간절함이 느껴지는 손님들만 받는다는데, 그 간절함이 통한 커플이 오늘 외승을 하러 왔다.
(여자친구는 서울에서, 남자친구는 여수에서, 오로지 외승만을 하기 위해 하루 제주를 들렀다)
왜 간절함일까? 에 대해 여쭤보니 승마에 대하는 마음가짐과 말과의 교감이 초보에게 중요한지라 사고의 위험성과 외승의 지속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신다. 옆에서 보면 우리 사부님 정말 교감승마에 진심이신 게 느껴진다.
오늘 외승은 노꼬메 오름 근처에서 진행하시려나 보다. 제라허니만 남겨두고, 5마리의 말들이 출장을 나간다.


저번에 힐러리에게 넘어지고 계속 꼬리뼈가 아픈 짝꿍은 탈까 말까 고민하다가 평보만 한다고 하시길래 합류했다.

오늘 나의 짝궁은 다른 마장에서 파견온 '육사' 나이는 18살.
순하긴 한데, 혼자 외롭게 지내는 말이라 그런가 고삐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심하더라.
타는 내내 계속 고개를 힘차게 위아래로 흔들어대는 바람에 몇 번이나 고삐를 놓쳐서 뭐가 문제인가 계속 고민하게 만들었다.
외승을 많이 안 해서 고삐에 대한 적응력과 훈련이 미흡하긴 하지만 이런 말을 많이 타면서 나의 고삐감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시다고 한다. 고개를 내릴 때 아주 살짝 당겨주면서 흔드는 반동에 대한 진폭을 줄여나가면서 나에게 맞추는 연습.
말을 처음 타면 구보에 미친다고 하지만, 많이 탈수록 새로운 말을 훈련시키고 안정적으로 교육시키는 게 더욱 재밌다는 사부님의 말씀을 되새겨 봐야 한다.
내가 우리 사부님의 교육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그다음의 단계까지 염두에 두고 하나씩 모두 경험해 보면서 내 걸로 만드는 거야 말로 진짜 말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신다.
새로운 말을 타는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어색함에 몸이 더욱더 긴장되긴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포기하면 안 된다!
사부님, 초보 외승자 2명, 짝꿍, 그리고 나 이렇게 오름을 향해 출발한다.
아니 그런데 초보외승자 2명은 왜 이렇게 잘 타고 있지? (뒤에서 보아하니 역시나 간절함이 긴장감을 이겼나 보다. 몸에 힘을 빼고 말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니 그 게으름뱅이 세미도 아주 잘 따라가는 매직을 보여주더라. 몸에 힘을 빼는 연습!!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앞에 따라가는 두 초보외승자를 보면서 느꼈다.)
오전 내내 호우주의보로 비가 엄청 오더니 마법처럼 오후에 비가 개였다.
와 ~진짜 사부님 날씨 한번 제대로 맞추신다니깐!
삼나무 사이를 통과하면서 너무 가까이 붙여서 무릎을 긁혔다. 지이~ (육사, 너 일부러 그런 거지?)
풀, 조리대 밭을 거쳐 잠시 쉬어간다.
외승 할 때 아무리 덥더라도 무조건 두께감이 있는 긴팔을 입어야 산에서 긁히거나, 가시덩굴에 찔리는 상처를 최대한 줄일 수 있겠다.

말들도 쉬면서 열심히 조릿대를 뜯어먹는다,,,,,어느새 주변에 조릿대가 사라지는 마법을 보여준다.
간식으로 가져온 참외, 오이를 주는데 참외만 받아먹는 말들. 오이는 맛없나 보다.
육사는 우리말들과 같은 팀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무리 박차를 보내도 우주의 뒤쪽으로 빠짝 붙지 않더라.
그리고, 자꾸 일직선으로 안 가고 왼쪽~ 오른쪽~ 지그재그로 간단말이지.
세미를 탈 때도 그런 거 보니 말의 문제는 아니고 나의 자세, 고삐의 문제로 보인다.
이 부분은 좀 더 심도 깊게 연구를 해봐야 할 문제인 걸로 판단된다.
내려오는 길에 칡덩쿨에 목이 걸려, 죽다가 살아났다. ㅎㅎ
한손으로한 손으로 고삐를 잡고, 한 손으로 덩굴을 치우는데, 닥쳐서 해보니 이게 또 되네?
앞으로는 목에도 버프를 쓰고 타야겠다.
환상적인 체험외승을 마치고, 우리는 훈련을 위해 한 번 더 기승을 한다.
구보 준비!
신기하게도 구보할 때는 머리를 흔들지 않는 육사~. 달리고 싶어서 그랬던 거니?
(그렇다고 추월까지 하기 있음? 난 말의 속도 조절하는 게 어렵다 ㅠㅠ 워~워~ 미리 하면서 고삐텐션으로 잡아줘야 하는데 내 자세 신경 쓰느라 속도 맞추는 게 두 번째 순서로 밀리는 이유로 판단된다.)
육사는 세미와는 다른 게 묵직한 리듬감이 있더라.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지 않게 발을 평소보다 조금 앞으로 내밀고 몸은 뒤쪽으로 향하니 훨씬 나아진 게 느껴진다.
그래도 등좌에 걸린 발이 출렁출렁 위아래로 하더니 오른쪽 발이 빠져버렸다.
이럴 때 당황하면 안 된다. 무릎을 패드에 바짝 힘줘서 지탱하면서 오른쪽 발을 흔들면서 등좌를 열심히 찾는다.
어디니? 어디야? 어서 나와라~ 느낌상 5번 정도의 시도 끝에 발에 걸렸다. 와~ 이게 되네?
무릎안쪽의 활용도와 중요성을 새삼 느껴버렸다.
바다를 옆으로 보면서 힘차게 오르막길을 구보로 달려 펼쳐진 초록빛 들판과 저 멀리 한라산!
와~ 제주도에서 외승은 이런 거였구나.. 너무 멋지잖아?!

오늘 너무 멋진 날씨, 자연에서 말을 타서 기분이 좋다.
내가 좀 더 기술적으로 연마돼서 말과의 교감이 더욱더 잘되었다면,,, 이라는 욕심이 뿜뿜 솟아나는 하루였다.
말을 올바르게 직선으로 보내기,
물 웅덩이도 지나가게 만들기,
엉덩이 무게중심의 이동을 느끼기,
무릎 안쪽에 힘을 주면서 체중이 앞으로 쏠리지 않게 버티기,
고삐의 텐션으로 말머리 흔드는 문제를 안정화시키기....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갈수록 많아지지만, 정확히 몸에 체화시켜 익혀두고서
반대로 몸에 힘을 완전히 빼버려 말과의 교감만을 신경 쓰는 완벽한 경지에 이르는 그날까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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